지금 보니 한국영화를 소개해 드린 적이 없는 것 같아 이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영화 파수꾼 입니다.
1. 우선 포스터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영화 전체적으로 굉장히 우울합니다. 잘못된 편견이긴 하지만 처음 이 영화를 보기전 포스터만 보았을 때 저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는 퀴어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는 정말 큰 착각을 하였던 부끄러운 기분과 같이 오랜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 였습니다.
2. 줄거리는 어디서든 검색하면 알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설명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느끼는 감상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런 사전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3. 지금에야 너무나 유명해진 배우 이제훈과 박정민이 주연입니다. 파수꾼을 아직 안보신 분이라면 최근 영화, 드라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날 것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이고, 아직 두 배우를 모르는 분이시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들의 작품을 더 찾아보고 싶어질 것입니다. 사실 파수꾼을 제외하고 저에게 이제훈이라는 배우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를 짝사랑하는 순수한 남자로, 박정민 배우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짜증내는 연기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독립영화의 묘미는 배우들의 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자본이 투자된 영화는 조명, 의상, 미술 등 배우들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부분이 굉장히 강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배우의 연기로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면, 또 한편 어느 장면에 나왔던 장소 혹은 물건(미술소품)으로 기억되는 장면도 많습니다. 다만, '파수꾼'과 같이 적은 자본으로 만들어진 독립영화는 그만큼 각본과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파수꾼의 모든 배우들은 분명 기억에 남을만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4. 어린 10대이기에 서로 간의 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상처받는 느낌을 아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사소한 것으로 시비가 붙어서 싸우다가도 화해하지만, 가슴 속 어딘가에 그 상처가 남아있을 수도 있는 그 지점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몇 개 말씀 드려 보자면, 일본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재미있는' 영화라기 보다는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차분히 몰입해서 볼 만한 영화를 찾아보고 계신다면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