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느와르 장르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관련된 영화는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저의 아버지 세대에서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의 영화가 있었지만 본 적이 없었고, 처음으로 본 영화가 바로 "무간도"였습니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심리 서스펜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영화에서도 흥행하였던 "신세계"의 주요 줄거리가 "무간도"와 거의 비슷한 것을 보면, 수많은 느와르 영화에 영향을 끼친 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격전이 난무하는 액션은 보는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쾌감을 이루어낼 수 있지만, 현대적인 배경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계의 역사를 보더라도 물리적인 전투 이외에도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첩보전이 상당히 중요 하였습니다. "무간도"도 이러한 측면에서 첩보전의 재미를 훌륭하게 해석해낸 작품입니다.
배우의 캐스팅부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날카로운 이미지의 유덕화는 수트를 빼입은 엘리트 경찰의 이미지에 딱 맞고, 어딘가 슬픈 눈빛에 퇴폐적인 느낌까지 가지고 있는 양조위는 범죄조직의 일원을 훌륭하게 소화해냅니다. 반대로 생각하였을 때, 유덕화가 느슨하게 입은 양복에 날 것의 범죄조직원을 연기했다면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조위는 "화양연화"에서 보여주었던 수트를 입은 느낌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보다는 조금 뒤에 개봉할 "무명"에서 번듯한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침을 연기한 증지위와 황국장을 연기한 황추생 배우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1편은 유덕화와 양조위의 심리전만큼이나 한침과 황국장의 연기대결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유덕화와 양조위를 이용하는 입장에서 복잡한 심리를 훌륭하게 연기하였습니다.
우직한 이야기의 전개도 무간도를 추천드릴 수 있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특히나 한국영화에서는 신파라고 하는 억지스러운 감동을 강요하는 요소를 싫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저는 그에 못지않게 로맨스의 요소를 집어넣는 것도 경계하는 편입니다. "무간도"도 영화 자체의 흥행만을 위해서라면 당시의 유명한 중국 여배우의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고, 그로 인해 위기에 빠지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첩보영화의 긴장감에만 집중한 이야기의 흐름이 "무간도"를 걸작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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