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입니다. 위의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서는 얼핏 [체르노빌]과 비슷하지만, 작품의 결은 상당히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체르노빌]보다는 가볍지만, 그렇다고 해서 블록버스터 장르처럼 만든 재난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분위기는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와 대비시키면서 최대한 사고를 수습하려는 발전소의 직원들을 영웅처럼 그려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발전소 직원들의 희생을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합니다"같은 교훈을 강요하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한 발전소의 직원들을 영웅처럼 그려내는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2. 어찌 보면 [더 데이스]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무서움을 그려낸 것이 아닌,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였을 때의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쁜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보는게 적절합니다. [체르노빌]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 장면 및 그 수습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려낸 반면, [더 데이스]는 사고 이후 현장의 발전소 직원들과 무능하게 그려지는 전력회사, 정부의 인물들을 묘사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각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에 대한 묘사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3. 이와 같이 당시 인물들의 묘사에 집중한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은 정말 훌륭합니다. 발전소장을 맡은 배우 '야쿠쇼 코지'뿐만 아니라, 토오전력(도쿄전력)의 부사장 역을 맡은 미츠이시 켄(한국에서 알만한 작품으로는 아웃레이지), 아즈마 총리대신(실제 모델은 칸 나오토 당시 총리)역을 맡은 코히나타 후미요까지 내로라하는 베테랑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배우들의 감정이 폭발적으로 대결한다기 보다는 각자의 위치에서의 답답함, 이기적인 모습 등 각 캐릭터들의 내면을 묘사하는데 집중이 되어있기에, 보는 내내 짜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4. 작품성으로는 체르노빌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사고현장에 같이 있는 것처럼 사실적인 이야기는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였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상황을 미리 체험하는 것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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